image

아 책상 좀 닦고 찍을걸

저는 기본적으로 팔목에 차는 물건은 가죽보다는 고무(스러운 무언가)를, 고무보다는 스틸을 선호합니다. 땀 걱정 안 해도 되고 유지 보수가 그나마 덜 귀찮거든요.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때부터 손목시계는 스틸 스트랩을 차는 게 습관이 됐고 덕분에 제 맥북 왼쪽 팜레스트 부분은 모서리가 갈려나가 있지만 말이죠.

그런 점에서 펀샵에서 레더맨 트레드를 봤을 때 정말로 이건 사야해 모드가 됐었습니다. 뭐 25만원이라는 적지만은 않은 금액이 날아가던 정신줄을 붙잡아주긴 했지만요. 가난한(?) 대학생에게 25만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죠.

그러다 데스크탑을 맞추기 위해서 모으던 돈이 적당히 남아서 주문을 넣었습니다. 국제 배송이 돼서 한국으로 바로 날려줬으면 좋았을텐데 국제 배송은 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역삼동에 한국 지점이 있다고는 하는데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배송대행을 시키고 말죠.

원래대로라면 3월 7일에 창고에 들어가서 15일이면 왔어야 할 물건인데, 중간에 착오가 있었던 바람에 열흘이나 지체돼서 손에 들어왔습니다. 다행히 배송비가 많이 안 나왔기에 망정입니다.

하루 정도 차 본 소감은 흐음 글쎄 입니다. 과연 이걸 이 돈 주고 살 가치가 있나, 이 돈 주고 사라고 추천할 수 있나 의문이 드는군요.

1. 임시 툴은 임시 툴입니다. 그 이상은 바라면 안 됩니다. 급할 때 쓸 수 있도록 가지고 다니는 것 뿐이지 이걸로 정식 도구를 대체한다거나는 불가능합니다. 효율도 많이 떨어져요. 특히 공구로 쓰이는 부분은 조금만 크기가 맞지 않아도 바로 벗겨집니다. 시험 삼아서 - 드라이버를 써봤는데 처음에 한 사이즈 작은 녀석으로 끼워서 돌렸다가 코팅이 까졌습니다. 칼도 종이 몇 번 잘라봤더니 벌써 은색으로 까졌더군요.

2. 생각보다 뭔가 많이 묻습니다. 찍히는 건 아닌데 꽤 세게 문질러서 닦아내야 합니다. 아직까지 흠집은 보이지 않는군요. 하지만 마모에 그리 강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3. 나사는 생각보다 잘 풀어지지만 생각보다 잘 버텨냅니다. 꽤 신기하군요. 모든 팔목에 차는 스틸 제품이 그렇지만 관절부 사이에 끼는 녹이 가장 큰 골칫덩입니다만, 비싼 물건은 그걸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하군요.

4. 당연하지만 착용감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막 무겁다 수준은 아닌데 의외로 신경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워낙 고가의 물건이라 그럴 수도 있고요.

5. 이 부분이 가장 문젠데, 생각보다 이 툴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웃음). 보통 저는 주변에 공구들이 굴러다니는 상황이라 1. 드라이버가 갑자기 2. 당장 필요한데 3. 주변에 없는 시나리오는 상상하기가 어렵군요. 그런 희귀한 경우를 위해서 25만원이나 들일 가치가 있나 싶긴 합니다.

어찌됐건 일단 샀으니 이제 사용처를 모색할 차례입니다. 열심히 굴려서 뽕을 뽑아야죠. 그렇다고 굳이 공구를 두고 다닐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만(웃음).